미니멀 라이프 시작 하기. 그 동기는 미비했다. 20대를 시작으로 느릿느릿 시간과 장소가 흘러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미니멀 라이프 생활로 향하게 된 것 같다. 처음에는 거창한 목표나 환경 보호, 동물 보호 등의 의식은 없었다. 그저 “시작해 볼까?” 하고, 걍 어설프게 생각하는데 움직였을 뿐. 그렇게 실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의식이 개조(?) 되었다.
완벽한 행동이란 없다. 그저 완벽하지 않아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의식, 행동, 목소리를 아예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 윤리적 합리적 친환경적 지속가능한 소비자
환경에 대한 생각 시작 ....
어렸을 때부터 우리가 살고 있는 하나뿐인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경각심과 이를 위한 실천 방식을 주입식 교육으로 터득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90년 대 당시 환경 보호 포스터그리기 대회, 환경 글짓기 대회 같은 것들이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90년 대 초등학교 당시에도 빙하가 녹아 북극곰과 남극의 펭귄이 살 곳이 없다고 어디서 글을 보았는지 ‘남극의 신사는 옛말!’ 라고 표어를 크게 쓰고, 펭귄이 거지처럼 깡통을 차고 있는 모습을 그린 포스터를 학교 숙제로 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환경에 대한 생각이 마음속에서 피어난 때는 바다 속을 한 번 들어가고 나서다. 시작은 고등학교 때 나를 가르쳐주셨던 미술학원 선생님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선생님은 나에게 대학교에 들어가면 스쿠버다이빙을 꼭 해보라고 자주 언급을 했었다. 알게 모르게 주입식 교육의 힘때문인지 그 선생님께서 마침 스쿠버다이빙 강사로도 활동을 하고 계셨어서 2003년 대학교에 입학하지마자 스쿠버 다이빙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도시 생활 밖에 모르던 대학 새내기였던 나는 스쿠버 다이빙 실습을 위해 생애 처음으로 제주도에 와서 운 좋게도 아름다운 제주 바다 속을 경험할 수 있었다. 고기 수는 많지 않았지만, 내 눈 앞에 펼쳐진 화려한 산호초와 공기통으로 들어나가는 숨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 바다 속의 고요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순간을 경험하였다. 실로 나와 1:1 로 맞닿은 자연은 경이로움 자체였다.
그렇게 바다 속에서 만난 자연을 경험한 이후로 인간으로서의 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살아오면서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에 대해 물음표를 달기 시작했다. 자연과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 기후 위기,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들.
미니멀 라이프 시작 ....
미니멀 라이프 시작 하기. 유학 시절부터 미니멀 라이프는 반강제적 (?), 실험적일 수 밖에 없었다.
한동안 (혹은 아예)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늦깎이 유학의 길을 걷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부모님 집에 있는 대부분의 짐을 정리하고 이민가방 1개만 가지고 프랑스로 향했다. 기숙사에도 살아보았고, 가구가 포함된 원룸에서도 살아보았다. Coloc (프랑스어로 룸메이트 의미를 지니고 있음)이라고 하여 한 지붕에서 여러 학생들과 같이 살아보았고, 가구가 아예 없는 아파트 스튜디오에서도 살아보았다. 물론 그때는 1인 가구로서 나 혼자만 어떻게든 살아가야 했던 상황이라 지금 부부로서 그리고 두마리 고양이의 집사로서 상황은 매우 다를 수 있다.
결론은 살아가는데는 생각보다 많은 물건들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무엇을 쟁여 놓고 살 수도 없어서 뭐든 거의 다 써야만 새로운 것을 살 수 있었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불편하기는 켜녕 물건이 없는 것이 더 맘이 편했다.
모든 물건들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나의 수저 한 세트는 티 스푼이 되기도 포크가 되기도 하며 멀티 태스킹 (Multi-tasking)이 가능한 도구가 되었다. 하국에서 가지고 왔던 물건들은 Brocante (일종의 벼룩시장)에서 내다 팔았다. 그리고 나에게 소중한 물건들은 더욱 더 아끼게 되었다.
이렇게 무(無)에서 무(無)를 경험 했기 때문에 미니멀 라이프 실천이 어렵고, 거창한 실천이 아니라고 자연스럽게 생각이 스며든 것 같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선은 다할 수 있다. → 돈 안들이고 시작하는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실천 방법 10가지
채식주의자 되기 시작....
고기를 안먹기 시작한 것은 순전히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다. 대학교에 들어와 한창 이쁘게 입고, 꾸미고 싶을 나이였다. 그렇게 2005년 운동을 하면서 붉은 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을 먹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다음 해에는 닭고기를 먹지 않았다. 그렇게 안먹으니까 자연스럽게 안먹고 싶어졌다. 현재는 비건 (Vegan)의 길로 가는 중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어렸을 때 집에서도 어머니가 주말에 한 두번 삼겹살을 구워주시고, 평소 식단은 야채 위주로 반찬을 해주셨기 때문일까? “고기를 끊겠다” 신념을 갖기가 어렵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대학교 선배님의 권유로 미국 행동주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 (원제: Beyond Beef) 을 읽었다. (레네미 리프킨은 상당히 진보적인 학자로엔트로피,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공감의 시대 등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들며 현대 사회를 분석한 책을 써냈다.)
저자는 육식문화에 대한 문명사적인 탐구에서부터 육식(특히 소고기)의 산업화, 세계화 과정 그로 인한 지구 환경과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까지 매우 폭넓은 관점에서 문제를 적시하고 있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소의 관점에서 본 우리 사회의 모습은 나에게는 매우 충격적 이었다. 이 책을 이후로 나의 “무엇을 먹는다” 행위에 대한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 Minimal Savage의 채식주의자, 시작하기 쉬운 20 가지 실천 방법
동물권 보장을 위한 진보적 단체, PETA 의 논란의 여지가 끊임없는 광고처럼 모두에게 “고기를 끊어라” 는 결심을 강제할 수는 없다. 또 그렇게 해야 할 의무도 없다. (나의 남편은 육식을 매우 좋아한다.)
그러나, 기후 위기, 인간과 생태의 공존 등 거시적인 관점으로 우리의 현대 식문화가 야기하는 문제와 딜레마를 비판적인 시각과 함께 더 똑바로 인식해야 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몫일 것이다.
이 책을 이후로 먹거리에 관련한 책과 영화, 다큐멘터리를 관심있게 찾아 보게 되었다. (이 블로그를 통해 리스트들을 차차 소개 하도록 하겠다.) 사실 결코 가볍지 않은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것은 매우 껄그럽고 하기 싫은 것이다.
하지만 직시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편리한 문명의 이기를 포기할 수 없다면 더.